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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수술 2주 후 첫 외래를 갔다. 정확하게 내 몸 상태를 알게 되는 날이다. 수술을 하며 떼어낸 갑상선, 림프절을 조직검사하여 암이 어떻게 퍼져있었고 암의 종류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여유있게 병원에 도착해서 보험 진단금, 실비 처리를 할 수 있는 서류를 잔뜩 출력했다. 제출할 서류도 정말 많았다. 보험사 2곳에 서류를 제출해야 했는데  서류 발급비용만 3만원 정도 냈다. 

암센터로 가 교수님 진료실 앞에서 대기했다. 나는 분당서울대병원 근처에 살아서 혼자 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암'을 걱정하는 가족이 보호자로 많이 왔다. 큰 병원 예약에 늦을까 많은 사람들이 일찍 와 대기하고 있었다. 진료실 앞 의자는 빈자리가 없었다. 사람이 많은데 반해 거의 정확한 예약시간에 진료를 볼 수 있었다. 교수님께서 내 상태를 종이에 적어 주셨다. 내 암은 갑상선 유두암이었고  크기는 어떠했고 림프절로 미세하게 전이가 있었다고 한다. 암 크기에 비해서 전이 속도가 빨랐다고. 수술을 빨리 받길 잘 했다고 한다.

내가 걸린 갑상선 유두암은 암 속도가 느린것이 특징이다. 심지어 갑상선암에 걸린 임산부들이 출산 후 암 수술을 받을 정도로 갑상선암은 매우 느리게 자란다. 그런 거북이암인데 나는 암이 퍼지는 속도가 빨랐다. 임신 출산 후 2개월은 족히 먹은 미역국이 갑상선을 자극했을까 생각도 들고, 몸 보신한다고 먹은 한약이 암세포까지 건강하게 만들었나 싶었다.
(갑상선은 해조류에 많이 들어 있는 요오드를 흡수하여 갑상선 호르몬을 만든다. 갑상선이 일을 하면 갑상선암세포도 똑같이 일을 하며 자극을 받고 커진다.)

 

 

 

 

 

■ 병원에 갈때 마다 전이 범위가 커졌다


나의 림프절 전이에 대해서 말하자면, 병원에 갈때 마다 점점 안 좋게 상황이 바뀌었다.

수술 전 CT 검사에서는 전이가 없어 보인다 했다.
수술 중 림프절 2곳으로 전이가 보여 제거했다.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 림프절 5곳으로 전이가 확인되었다.

 


현재까지 영상 기술로는 미세한 전이까지 찾아내지 못한다고 한다. 먼지처럼 퍼진 암세포는 잡아내기 어렵고 이 암세포들이 다시 자라서 암이 '재발'할 수 있다고 한다. 없던 암이 생긴게 아니라 이 경우 엄밀하게는 재발은 아니라고 한다. 

 

갑상선암에 걸린 사실을 처음 알았을때는 그나마 갑상선암에 걸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병원에 갈때 마다 더 안 좋게 변하는 상태를 보니 착잡했다. 원래부터 상태는 안 좋았던거고 그 상태를 밝히기까지 시일이 소요된것 이었지만 병원에 갈때 마다 안 좋은 이야기를 들으니 정신적인 타격이 컸다. 만약 조금 더 늦게 발견했다거나 혹시라도 임신 중에 알게 되어 태평하게 대처했더라면 또 다음 건강검진에서 발견했더라면 어땠을까.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떠돌았다. 갑상선암이 원격 전이가 될 경우에는 폐나 뇌로 전이가 된다고 한다. 폐나 뇌라니... 갑상선암도 '암'이었다. 내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왔다. 

 

 

 

 

 


갑상선암 카페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갑상선을 전절제(갑상선을 모두 제거)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상선암이 재발된 경우도 종종 보인다. 갑상선이 없는데 갑상선암이 재발된다니. (이유는 나도 잘 모른다) 암은 참 고약해서 생명력이 끈질기다. 수술한지 십수년이 지나도 다시 되살아난다. 

수술 받은 직후에는 반절제를 했으니 아이와 최소 2주 이상 격리해야하는 방사선동위원소 치료를 받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참 사람 마음이 간사한게 지금은 지금 상태가 몹시 걱정스럽다. 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3~5년간 갑상선호르몬 약을 먹어야 한다. 또 해조류를 먹지 말라고 의사선생님이 말했다. 한국인에게 김, 미역을 먹지 말라니 너무 가혹했다. 라면에도 맛을 내기 위해 다시마가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다시마 육수를 우린 음식은 피해야 한다. 김밥도 김이 들어가는데... 

 


나는 수술 다음날 부터 씬지록신 100mcg을 먹고 있다. 첫 외래 후 교수님께서 씬지록신 용량을 88mcg으로 줄여보자고 했다. 3개월 간 또 갑상선호르몬 약을 먹은 후에는 피검사를 하여 또 수술 후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집근처에 큰 병원이 있어 다행이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잠 충분히 자고 운동도 열심히하고 건강한 음식 먹으면서 몸을 회복해야겠다. 오래 건강하게 살아야지. 

 

 

 

 

■ 내가 겪은 씬지록신 부작용

 

 

 

갑상선 호르몬 약 씬지록신을 먹고 느낀 몸의 변화가 있다. 아무래도 호르몬제라 체중 증가, 감소가 많이 걱정되었다. 약을 먹은지 한달 정도되었고 내가 느낀 몸의 변화는 1가지이다. 다른 사람보다 더위를 더 많이 탄다. 

 

새벽에 두번정도 갑자기 몸에 열이 올라 너무 더워 깼다.

남편과 차를 타고 가는데 너무 더워 에어컨을 켜자고 했다. 남편은 몸에 열이 많아 나보다 더 더위를 많이 타는데 ^^

 

그 외에는 특별히 다른점을 못 느낀다. 매일 같은 시간에 먹으려니 약 복용 한달째 벌써 부터 너무 귀찮다.

암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니 열심히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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