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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에 걸렸다고 가족과 가까운 지인에게만 알렸다. 코로나 덕분에 조용히 수술을 하고 회복할 수 있었다. 면회가 안되서 너무 좋았다. 주위 알리기도 어려웠던게 수술하는 그때까지 내 상태를 정확히 알수 없었다. 물론 수술 계획을 의사 선생님께 설명 들었지만 정확한건 수술을 해봐야 안다고 했다. 

 

수술 전 CT 촬영, 피검사, 소변검사, X레이 검사 등을 했다. 수술 전날 의사선생님께서 전이는 없었고 반절제를 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확률이 높다고 말한 그 표현을 그대로 기억한다. 혹시라도 전절제를 하게 될까 걱정을 했는데 계획했던대로 반절제로 수술이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림프절로 미세한 전이가 발견되어 모두 제거해야했다. (CT 등 영상 촬영으로 전이를 100% 알수 없다고 한다.) 빨리 발견하고 수술했다고 생각했는데 암은 갑상선안에만 있지 않았다. 다행히 수술로 암을 모두 제거했지만 아주 초기가 아니었다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용히 수술하고 거의 알리지 않았는데도 갑상선암에 대한 잘못된 정보, 편견, 오해를 겪었다.

 

 

 

 

 

 


1. 갑상선암 그거 별거 아니야 ?

 


생존율이 가장 높은 암이라 그런지 가장 많이 후려치기 당하는것 같다. 실제로 내 앞에서 갑상선암이 별거 아니라고 이야기 하는데 참... 그렇게 별거 아니면 님이 걸려 보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렇게 별거 아닌데 왜 '암'이라고 부를까요..

갑상선암도 종류가 여러개가 있어서 그 중 한국인이 대부분 걸리는 유두암(전체의 80~90% 차지)은 예후가 좋다. 갑상선 유두암은 천천히 자라고 림프절 전이가 잘된다. 운이 나쁘게도 예후가 나쁜 갑상선 역형성암에 걸린다면 발견한지 6개월 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나는 갑상선 세침검사를 하고 조직검사 결과 예후가 좋은 유두암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다.  그러나 암수술을 하면서 다시 조직검사를 하는데 혹시라도 다른 결과가 나올까 불안했다. 아주 드물게 예후가 나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갑상선암에 걸린 사람에게 별거 아니라는 위로는 절대로 금기다.

 

 

 

 

 

 

 

 

 

 


2. 선진국에선 갑상선암 수술 안한다더라?

 


옛날에는 선진국에서는 갑상선암 수술을 안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한다. 위로해주는 차원에서 하는 말이었겠지만 이 말이 참 불편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수술 안하는 정도인데 나는 수술하는 느낌. 암 수술을 앞두고있어서 인지 정말 예민해진다. 

인터넷에는 정보가 산발적으로 나와 있어 정확하게 알기 어려웠고 책을 찾아 읽었다. 다음에 누가 그런 얘기를 하면 정확히 반박해주려고 출처와 근거자료를 보며 공부했다.

 

갑상선암은 수술 안한다는 얘기는 일본에서 나온 말이다. 일본의 쿠마병원에서 '1cm 미만의 암은 진단 즉시 수술하지 않고 진행되는 것을 봐가며 수술해도 된다'는 가정 아래 추적관찰하였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1395명의 환자를 즉시 수술한 그룹(1055명)과 병이 진행되면 수술하겠다는 환자 그룹(340명)으로 나누어 추적 연구하고 있다. 평균추적 74개월만인 2010년에 중간 발표를 하였는데 암진행으로 109명이 더 수술을 받게 되어 현재 추적 대상은 231명으로 줄어 들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의 모든 환자가 수술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까지의 중간 결론은 1cm 미만의 암은 갑상선 피막, 성대신경, 식도 근처에 있지 않고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서둘러 수술하지 않고 지켜보다가 암이 진행되는 증거가 있을 때 수술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일본 내 다른 갑상선전문 병원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고 미국에서 갑상선 치료로 유명한 메이요클리닉의 발표 결과 1cm 미만의 갑상선 암은 수술 후 전반적인 예후는 양호했으나, 작아도 재발의 가능성이 있고 환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출처 : 박정수 교수의 솔직담백 감상선암 진료일지]

 

 

 

미국은 갑상선암 수술을 보다 공격적으로 하고 일본은 보존적으로 한다. 한국은 미국 갑상선암학회의 수술법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나 요즘은 환자의 삶의 질, 수술 후유증, 경제적 비용 등을 고려하여 최대한 갑상선을 살리는 방향으로 수술 한다고 한다. 예전이었으면 전절제를 했을 상태일지라도 요즘은 반절제 수술을 고려한다고 한다. 


 

 

 


3. 로봇수술은 회복이 오래 걸린다?

 


목 절개술을 안해봐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인터넷에서 많이들 말하는 것처럼 로봇 수술 회복이 오래 걸리는것 같지는 않다. 상대적으로 절개 부위가 적은 목절개술보다는 오래 걸리겠지만 체감 상 오래걸린다는 느낌은 없었다.

나는 겨드랑이, 유륜을 통해 로봇팔로 수술하는 로봇수술을 했다. 

수술 당일 하루는 정말 고생을 했고 이후에는 보호자 없이 쭉 병실 생활을 했다. 수술 다음날 환자복 갈아입기, 화장실 가기, 세수 양치 모두 다 혼자 할 수 있었다. 물론 팔의 가동범위가 좁고 불편하기는 했다. 겨드랑이와 유륜을 통해 로봇팔이 갑상선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그 로봇팔 경로가 되는 겨드랑이와 가슴께가 아프긴 했다. 5일 정도 지나자 70%까지 몸이 회복된 느낌이었고 일상생활을 모두 할 수 있었다. 

절개한 겨드랑이, 유륜의 흉터 관리를 해주어야 하지만 그래도 보이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이지 않아 지금까지는 만족도가 높다.

 

 

 

 

 

 

나 조차도 갑상선암을 가볍게 생각했던것 같다. 수술을 받기 전까지는 마음이 편했는데 수술 후 오히려 마음이 불안해졌다. 내가 어떤 암에 걸렸고 내 상태가 어떤지 알게 되니 내가 얼마나 큰 병에 걸렸었는지 다시끔 느껴졌다. 갑상선암에 걸렸다면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것도 좋지만 책에서 정확한 정보를 공부하는게 제일 좋다. 더욱이 요즘처럼 가짜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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