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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D+1) 입원 셋째날 병원을 돌아다니며 회복을 하다.
수술 다음날 부터 갑상선 호르몬 약 씬지록신을 먹었다. 3~5년 정도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기 위해서 또 암 재발을 억제하기 위해서 갑상선 호르몬을 먹는다고 한다. 호르몬 약이기 때문에 매일 같은 시간에 먹어야 한다. 아침 공복에 먹는게 좋고 아침식사 30분~1시간 간격을 두고 먹어야 흡수율이 좋다고 한다. 나는 아침 7시에 호르몬 약을 먹기 시작했다.
갑상선암 수술은 몸에 크게 무리가 없는지 바로 다음날 아침부터 정상식사가 나왔다. 빠른 회복을 위해 걷기 운동을 많이 하라고 했다. 갑상선 수술 부위에 피가 고이지 않도록 배액관도 달고 다녔다. 바로 정상식사가 가능해서 포도당 링거를 뺐다.

자리에는 모니터가 달려있어서 다음 식사 메뉴를 볼수도 있고 보호자식을 신청할 수도있다. 병원비도 조회할 수 있다. TV를 볼 수도 있는데 나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떼웠기 때문에 굳이 TV를 보지는 않았다.

병원밥이 맛이 없다는 편견과 다르게 분당서울대병원 음식은 맛있었다. 식대가 10500원이나 된다. 나는 대장암 환자들과 같은 병실을 썼는데 다들 금식하는 와중 식사를 먹으려니 조금 미안했다.

병원 매점에 가서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내가 있는 암병동이 아닌 1관도 가고 커피, 아이스크림, 편의점 등 병원 편의시설을 모두 탐방하며 시간을 보냈다. 시간은 아주 잘갔다. 집에서는 내 스스로 밥을 해먹어야 했는데 병원에 있으니 밥을 다 챙겨줘 그렇게 편하고 좋을 수가 없다. 청소도 다 해주고 설거지도 할게 없다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의사선생님이 회진을 했는데 목이 너무 아파 말을 하기 어려웠으므로 하는 말을 잘 듣고 고개만 끄덕이고 저으며 의사표현을 했다.
(수술 D+2) 입원 넷째날 퇴원을 하다 .
내가 제일 늦게 입원했는데 내가 가장 먼저 방을 뺐다. 정말 놀랍게도 하루가 다르게 몸이 회복되는게 느껴졌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을 먹고 짐을 쌌다. 짐을 싸고 의사선생님을 기다려 배액관을 뺐다. 갑상선 수술한 부위에 피가 고이지 않도록 관을 겨드랑이를 통해 뽑았다. 퇴원할때 배액관을 빼내는데 하나도 아프지는 않았다. 몸속 안에 관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묘해서 이상했을 뿐이다.

배액관을 빼고 나서 옷을 갈아입었다. 머리를 4일 못 감았으니 모자를 쓰고 보호자는 입원비 결제를 하고 내가 있는 병실로 올라왔다. 병원비는 화면에 나와 있는것 보다 더 나와 950만원 정도가 나왔고 환자부담금은 850만원정도 나왔다.

병원비를 수납했다고 간호사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약을 왕창 받아왔다. 진통제랑 기침하지 말라고 가래가 안 생기는 약이랑 앞으로 몇년은 먹어야할 갑상선 호르몬 씬지록신을 받았다. 이 약은 조금 별나서 갈색봉투 또는 어두운곳에 보관해야 한다.
목은 여전히 아팠지만 그래도 개미 소리만큼 낼 수 있었다. 조금만 말을 많이 해도 목이 너무 아팠지만 하루하루 몸이 빠르게 회복되는게 느껴졌다. 푹 쉬고 운동 열심히 하고 건강한것 먹으면 된다.
그나마 갑상선암에 걸려 다행이었고 발견하지 마자 빠르게 수술해서 정말 운이 좋았다.

덧 +) 육아 이야기
나는 두돌 안된 아기를 키우고 있다. 엄마가 입원하느라고 영문도 모른채 4일간 엄마와 떨어져 있었던 나의 아기는 나를 보고 꺼이꺼이 목놓아 울었다. 헤어지기 전에 엄마가 목이 아파 할머니랑 아빠랑 세번 잠자면 엄마가 다시 온다고 여러번 설명해주었다. 엄마가 목이 아프다는것 까지는 이해를 했는데 아이는 왜 헤어져야 하는지는 이해를 못했다. 밤 잠도 안자려고 했고 또 새벽에도 여러번 엄마를 찾으며 울었다.
수술을 받은지 2주가 되어간다. 30분 말하면 3시간 말한것 처럼 목이 아프고 힘들지만 그 외에는 거의 수술 전 몸 상태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는 수술 후 2주간 지옥의 육아를 맛보았다. 4일 엄마와 헤어진 스트레스가 너무 컸던 탓에 어린이집 등원을 거부하고 잠드는 것도 거부했다. 어린이집 등하원을 할때는 자신을 안아달라고 했다. 수술 후 한달 동안은 무거운 것을 들지 말라고 했는데 10킬로가 훌쩍넘은 아기를 안고 등하원을 하고 있으니 정말 죽을 맛이다.
아이의 마음이 조금 안정되어갈 무렵 3월 새학기가 시작되어 어린이집 선생님이 바뀌었다. 친구들은 그대로 인데 생활하는 교실과 선생님이 달라서인지 아이는 어린이집 등원을 너무도 힘들어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지옥의 육아는 아직껏 진행중이다. 스트레스가 큰지 여전히 밤에 잠드는 것을 싫어하고 새벽에도 자꾸 깨서 운다.
엄마라 그런가 내 몸 상태 보다 아이의 안정이 더 걱정된다. 다시 아플일 없이 건강관리를 잘해야지 엄마는 맘 편히 아플 수도 없다.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마는 아이의 심신이 빨리 안정되길 바란다. 나의 건강도 아기의 정신건강도 조금만 힘내자.
갑상선암 수술 후기를 찾아보면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의 경험담도 많았다. 요오드 방사선 치료를 받는 분들도 많았다. 방사선을 쬐면 아주 어린 자녀를 둔 경우 1~2주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고 한다. 항암 치료를 받는 엄마들이 얼마나 힘들지 생각만으로도 까마득했다. 갑상선암을 앓는 사람들 모두 건강하게 쾌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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